그린빠르기를 측정하는 공식장비인 스팀프미터(사진 왼쪽)와 데이브 펠즈가 고안한 펠즈미터. 사진=골프매거진제공

퍼팅을 잘하려면 그린빠르기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선수들은 그래서 대회를 앞두고 몇시간씩 연습에 몰두하지만 아마추어골퍼들은 티오프 시간에 맞추기도 급급하다. 당연히 지갑이 얇아질 수 밖에 없다. 궁합이 맞는 퍼터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연습이다. 실전에서는 특히 한시간쯤 일찍 도착해 라이벌 모르게 미리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스코어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그린빠르기는 어떻게 측정할까. 바로 '스팀프미터(Stimpmeter)'가 있다. 아마추어골퍼였던 에드워드 스팀프가 1936년 개발한 것으로 그린 위에서 볼이 얼마나 멀리 굴러가는가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됐다. 1978년 미국골프협회(USGA)가 그린빠르기의 일관성을 위해 스팀프미터를 공식장비로 지정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V자 홈이 파여진 1m 정도 길이의 알루미늄 판 위에 볼을 올려놓고 끝을 들어올려 볼이 굴러가도록 설계됐다. 평평한 그린 위에서 6개의 볼(양쪽 방향에서 3개씩)을 굴려 측정한 평균값이 그린의 빠르기가 된다. 굴러간 거리가 평균 10피트였다면 빠르기를 10으로 표기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물리학자 출신인 데이브 펠즈는 그러나 스팀프미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볼마다 딤플이 달라 스팀프미터에서 볼이 구르기 시작하는 높이가 일정하지 않고, 스팀프미터가 지면과 이루는 각이 20도인데 볼이 그린에 떨어져 바운스가 일어나는 순간 측정값이 변한다는 것이다. 또 먼저 굴린 볼과 나중에 굴린 볼 사이에 잔디결에 따른 오차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펠즈는 그래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새로운 장비를 개발했다. 일명 '펠즈미터'이다. 일정한 높이에서 3개의 볼을 동시에 굴려 잔디결에 따른 오차를 없애는 것은 물론 끝부분이 부드럽게 휘어져 있어 볼이 튕기는 것을 방지하도록 고안됐다. 하지만 USGA는 아직도 스팀프미터를 공식장비로 사용하고 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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