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경남 봉하마을 사저 뒷편의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하기 직전, 동행한 경호원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경호원과 함께 산책을 가서 '담배가 있으냐'고 물어본 것으로 들었다"며 "경호원이 '가져올까요'라고 묻자, 노 전대통령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 전 대통령이 바위 아래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본 뒤 '사람이 지나가네'라고 말했다고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인 이말을 하고 난 이후 곧바로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고, 경호관이 즉각 호송 조치를 한 뒤에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장소인 일명 '부엉이 바위'는 경사 40도 정도의 비교적 가파른 언덕을 타고 오른 해발 100m 지점에 있다. 사저와 직선거리는 200여m이다. 경찰은 부엉이바위가 평소 지나다니는 사람이 드물다는 점에서 이곳을 투신 장소로 택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사저를 나서기 30분전 컴퓨터에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그 동안 너무 힘들었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 책을 읽을 수도 없다"고 적었다. 또 "원망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하나가 아니겠는가"라고 적어 사재를 출발하기 전에 자살을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새벽 5시 45분경 경호관과 사저에서 출발, 1시간 동안 봉화산을 산책한 뒤 6시40분께 부엉이바위에서 절벽쪽으로 뛰어내렸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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