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63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살아생전 '정치인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렸지만, '인간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서 만큼은 정치적 견해 차를 떠나 모두가 슬픔과 애도의 뜻을 같이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2002년 초 노 전 대통령이 쓴 책을 읽고 '우리나라 정치에서 당신이 추구하는 정의가 승리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띄운 적이 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지도자였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사법연수원 시절 나이도 1946년생으로 동갑이고 고향도 가까워 친한 사이였다. 비록 정치권에 입문하면서부턴 길이 달라졌지만 한때 같이 동거동락한 친구로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진정성을 갖고 일생을 걸고 싸우고자 했던 '비운의 전사'였다. 그의 그런 모습은 젊은이들의, 억울한 것이 많았던 이들의,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고 싶었던 많은 이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2006년 사립학교법 파동으로 정국이 꼬였을 때 아침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식사 후 청와대 뒷산과 관저 구석구석을 구경시켜 줬었다. 한 생명의 죽음 앞에 무슨 말이 있겠나. 그저 허망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누가 뭐래도 그보다 도덕적이었던 정치인을 알지 못한다. 그가 꿈꾼 이상과 추구한 방향만은 누가 뭐래도 옳았다. 열정과 소탈함, 무모할 정도의 용기. 오늘은 세상이 그를 심판했지만 그가 우리를 심판할 날이 곧 올 것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안타까움도 많았지만 오랫동안 그를 좋아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떨어진 뒤 '농부가 어찌 밭을 탓하겠냐'던 한 마디에 그가 좋아졌다. 그의 시도가 내 바람과 같지 않았어도 고향에 돌아와 '야, 기분 좋다'고 외칠 수 있었던 것만으로 그를 존경한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그에 대해 마지막으로 공식적 언급을 한 건 퇴임하기 몇 달 전 신문기고를 통해서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의 인기는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투닥거리고 싸웠던 정적(?)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였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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