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원로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세계 경제위기, 남북관계 냉각 등에 대해 "국민 화합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한승수 국무총리는 국가 원로들을 총리공관에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고 원로들의 현 시국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우리 사회가 분열되고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원로들의 우려가 많았다.

대한불교 조계종 송월주 스님은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명의 존엄성은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영훈 한우리공동실천연대 이사장(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은 "노 전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해 자칫 우리 국민의 국론이 분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로들의 말씀을 통해 화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겸손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전 과기처 장관)은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국무총리나 국회의장이 조문조차 할 수 없는 사태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그간 우리 역사 속의 실패뿐 아니라 성공에 대해서도 모두가 다시 한번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반추)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이혁 전 문교부 장관은 "의외의 불상사로 국론 분열이 우려되는 만큼 예방할 필요가 있다. 추모는 미덕이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해 정부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북관계와 국가안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홍구 서울국제포럼 이사장(전 국무총리)은 "한미 관계와 남북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고 연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며 "특히, 국민들의 생각이 다르기에 더욱 문제가 있으므로 잘 조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은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약 80%가 주문제작 생산 업체인데, 잦은 조업중단 등으로 부도 직전의 업체가 많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한국이 비교적 경제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통일 안보가 가장 기본적인 과제인데, 6자 회담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미국·중국·일본 등과 공동으로 동북아 안보협의체(NASO : North-East Asia Security Organization)를 만들어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지혜롭게 이겨내야 한다는 주문도 제시됐다.

이홍구 이사장은 "최근 유럽을 방문했는데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 및 대처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며 "특히 독일 방문시 한국에 대해 평이 좋았고, 요르단에서는 한국 원전의 수출에 대해 무게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어려운 가운데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승종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전 국무총리)은 "우리는 기적의 역사를 만든 국민이다. 이보다 더한 역경도 모두 슬기롭게 잘 극복해온 만큼 이번 일도 잘 극복하고 앞으로 전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알렸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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