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과당경쟁에 대한 영업 자제를 선포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실적쌓기 경쟁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은 1.2분기 실적 악화로 최근 경기회복세에 맞춰 순익내기에 몰두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서슬퍼런 압박에 눈치영업이 치열하다.

3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부터 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 농협 등 5개 은행이 판매하는 주택청약종합저축에 대한 불완전판매 여부 특별검사를 실시중에 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5개 은행에 청약저축 판매 과당경쟁이나 쏠림영업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는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청약종합저축이 과열경쟁이 치열해 자칫 불완전판매로 인한 고객 피해가 잇따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판매은행들은 만능통장 경쟁을 자제키로 자체 결의했으나 여전히 직원들은 할당량채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실제 모 은행의 경우 거래하고 있는 중소기업 CEO에게 200여 직원들이 자사 청약통장을 가입하도록 협박아닌 협박을 함으로써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가입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대출고객 등에게는 당연스레 꺽기를 유도해 만능통장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이에 대한 수수료인하를 통한 고객 유치 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회사들은 기업들로부터 받는 퇴직연금 수수료도 내리고 있다. 최근 들어 퇴직연금의 운용관리 수수료는 적립금의 0.1~0.5%, 자산관리 수수료는 0.1~0.3%로 종전보다 0.1%포인트씩 인하됐다.

기존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은 2010년 말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이들 상품에 가입한 기업은 중간 정산하거나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과당경쟁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하고 ▲주거래은행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기업에 퇴직연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 ▲퇴직연금 가입 대가로 휴양시설을 무상제공하거나 해당 기업의 제품을 사는 행위가 있는지를 점검하기로 했다.

시중자금을 잡기 위한 경쟁도 뜨겁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총 7000억 원 한도로 하이브리드채권(신종자본증권)을 팔고 있다. 이 채권의 만기는 30년으로 연이율 5.95%이며, 5년 뒤부터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자유적금' 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만기 1년 이상∼2년 미만 적금은 연 3%, 2년 이상∼ 3년 미만은 연 3.3%, 3년은 연 3.8%가 적용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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