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가수에게 방송 출연은 얼마나 중요한 활동일까?

가수 혜령의 케이스만 보자면 정답은 '글쎄'다. 그는 최근 신곡 '나 왜 헤어져'를 발표하고 온라인 홍보와 공연만으로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온라인 차트 상위권은 기본, 연미주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도 큰 화제를 모았다.

"공연으로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공백기를 길게 가지면서 무엇보다 무대가 정말 그리웠거든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절 기억해주셔서 힘이 많이 나요."

혜령은 이번 신곡으로 2년 여만에 컴백했다. 2003년 '슬픔을 참는 세가지 방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후엔 슬럼프도 겪었다. 이번 음반은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뜻에서 '슬픔을 참는 세가지 방법'의 파트 2와 같은 느낌으로 준비했다. 작곡도 당시 작곡가 김세진씨가 맡았다.

"댄스곡이 유행했잖아요. 고민 많이 했죠. 나도 춤을 배워야 하나 하고요.(웃음) 그래도 제가 잘하는 걸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오히려 1집때의 느낌을 고수했어요."

그는 이번에 컴백하면서 매니저와 독특한 약속을 하기도 했다. 당분간 연애를 하지 않겠다는 것. 그동안 남자친구가 생길 때마다 일이 잘 안풀렸던 징크스 때문이다.

"제가 연애를 너무 깊게 하는 편인지, 연애할 때마다 일은 잘 안풀렸어요. 이상하게 남자친구만 생겼다 하면 노래는 잘 안되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상대 남자들은 무지 잘된다는 거예요.(웃음)"

약속이 효력을 발휘했는지 실제로 혜령의 이번 음반 성적은 꽤 좋다. 손호영이 피처링하고 연미주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나 왜 헤어져'는 이별 후 여자의 심경을 절절하게 그려내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방송을 단 한번도 안했는데도 상위권에 올라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저와 같이 데뷔했던 린, 거미 등 동료가수들이 인기를 모으는 것을 보면서 나만 빠졌다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저도 빨리 자리 잡아야 한다는 조급함도 있었고요. 이제 새롭게 시작한 만큼 무조건 열심히 하려고요."

그는 최근 아쉽게도 공연 스케줄을 일부 취소했다. 각막염이 생겨 외부 출입이 어려워졌기 때문. 지난달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콘택트 렌즈를 낀 채 너무 울어서 발병됐다. 향후 2주간은 활동이 어렵겠다는 진단을 지난 1일 받았다.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소식이 너무 슬펐거든요. 이제 빨리 나아서 노래 많이 들려드려야죠."

각막염이 낫는대로 혜령은 오는 8월 개최할 단독콘서트 준비에 매진한다. 그는 8월22~23일 홍대 소극장에서 공연을 열 예정이다.

"8월에 디지털 싱글도 하나 내려고요. 지금 곡을 받고 있고요, 2주 후 쯤이면 녹음도 할 것 같아요. 콘서트도 열 생각에 많이 설레요. 이제 쉬지 않고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주세요."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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