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면서 ‘경기 바닥론’에 대한 논쟁도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OECD는 최근 발표한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3월 CLI가 96.8로 전달의 94.6보다 2.2포인트 증가, 경기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CLI는 산업활동과 주택동향, 금융·통화 현황, 국내총생산(GDP) 흐름 등 복합적으로 계산한 지표로 보통 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는데 쓰이며, 100 이상에서 증가하면 경기 팽창, 감소하면 경기 하강을 의미한다.

아울러 100 이하에서 CLI가 증가하면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4월 CLI가 100.4에 달했으나, 그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경기가 급락하면서 10월 90.7, 11월 90.8, 12월 91.4를 기록했다.

이어 올 1월 92.7을 기록한데 이어, 2월엔 94.6으로 전월보다 1.9포인트나 늘면서 OECD 회원국 최대 회복 속도를 나타냈으며, 3월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 것이다.

OECD는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아직 강한 경기하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프랑스와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OECD 회원국 가운데 3월 CLI가 전월 대비 증가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터키(1.4P), 멕시코(1.3P), 프랑스(1.1P), 핀란드·폴란드(0.9P), 이탈리아(0.8P), 영국(0.3P), 뉴질랜드(0.2P), 덴마크(0.1P) 등 10개국뿐이었다.

특히 일부에선 우리나라의 CLI가 지난 연말부터 상승세로 전환된 점을 두고 ‘이미 5월에 경기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되면서 정부 내에서도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일부 나오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이라기보다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효과가 클 수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경기상황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며 “현재 GDP나 산업생산이 전기대비론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3, 4분기에 더 빠르게 나타난다면 ‘올 상반기가 바닥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경기가 전기대비 회복세로 접어든 것만은 분명하나, 아직 전년동기 대비론 ‘플러스(+)’ 성장은 달성하지 못한 만큼 최소한 3분기에 나오는 경기 관련 지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OECD 회원국의 3월 CLI 평균은 전달보다 0.2P 감소한 92.2를 기록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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