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일 이명박 대통령이 7대 종단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이 불참한 것과 관련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맹형규 정무수석은 이날 오찬간담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지관 스님이 불참한 것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나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폭풍과 북핵사태 등 6월 정국의 해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이 대통령이 '입은 닫고 귀를 열어' 종교계 원로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

특히 회복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경제에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갈등, 핵실험에 이은 북한의 추가도발 위협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위기상황에서 국정 최고책임자와 종교계 원로들이 마주앉아 의견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다만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스님이 불참하면서 배경을 놓고 구구한 해석이 제기됐다.

조계종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오래 전부터 잡아놓은 선약이 있다"고 밝혔지만 청와대 측은 지난해 종교편향 논란 당시 현 정부와 불교계와의 불편했던 관계가 간접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관스님의 불참이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

특히 불교계는 국립공원내 케이블카 설치와 유흥시설 설립을 용이하게 하는 자연공원법 개정 과정에서 불교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도 상당한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의 이날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에는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개신교), 운산 태고종 총무원장(불교), 김희중 주교(천주교), 최근덕 성균관장(유교), 이성택 교정원장(원불교), 김동환 교령(천도교),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