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분기에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수출 중심의 국내 경제 특성상 수출 대표업체인 삼성전자 실적은 업계 전체의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본사 기준 매출 19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기존 영업이익 추정치(5500억원) 보다 89.09% 높아진 수치다. 현대증권 역시 삼성전자가 2분기에 매출액 19조8878억원, 영업이익 1조30억원, 순이익 1조3899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 1조원 시나리오는 지난 1분기 본사기준으로 6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반도체 부문이 가격 상승에 따라 흑자로 돌아섰을 것이란 전망이 주요 추정 근거다. 실제 1분기말 기준 0.88달러였던 D램가격은 현재 1.16달러로 올랐고 낸드가격도 3.15달러에서 4.06달러로 인상됐다.

반종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과 낸드 가격의 인상과 함께 시스템 LSI 사업 부문도 수요 회복이 본격화됐다"며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망를 기존 2800억원 적자에서 1220억원 흑자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 2007~2008년 극심한 공급초과로 2008년 4분기 부터 올 1분기까지 업체들의 투자축소와 가동률 급감이 겹치면서 공급공백이 발생했다"며 "특히 4월 이후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져 반도체 부문에서 흑자실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LCD 부문도 LCD TV 판매량 호조와 노트북 고객의 재고 확대 기조 등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현중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LCD 부문도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체ㆍLCD 사업부문의 호조가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상향 조정되는 양상이다.

지난 5일 기준 삼성전자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액 19조1366억원, 영업이익 6035억원, 순이익 9718억원이다. 이는 1분기 실적 발표 후인 4월말 당시 형성된 2분기 컨센서스인 매출액 19조1033억원, 영업이익 5363억원, 순이익 9198억원 대비 각각 0.17%, 12.53%, 5.65%씩 상향 조정된 것. 한달여만에 영업이익 실적 추정의 상향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실적은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3분기까지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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