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연구·개발(R&D) 투자는 경기 호·불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투자를 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며 기업들이 적극 관련 투자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농부가 기근이 들어도 내년 농사를 지을 볍씨를 묵히지 않듯이 기업들도 ‘위기’라고 해서 R&D 투자를 포기하면 미래 시장에서 살아날 길이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윤 장관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과학기술 연구에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3%를 지출하겠다고 밝히고, 또 마이크로소프트사(社)가 직원을 줄이면서도 R&D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최근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R&D 투자 확대를 ‘불황 탈출’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윤 장관은 “현 정부도 출범 이후 R&D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오는 2012년까지 총 투자 규모를 GDP의 5%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경제위기 상황에서의 급격한 투자 위축을 방지할 단기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책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정체된 민간 R&D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반대책을 살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과 관련, “북한 핵실험 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환율 등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 다행이다. 5월 중 신용카드 사용액도 상당 폭 늘었고 자동차 내수 판매도 전월보다 30% 넘는 증가를 보이는 는 소비심리로 호전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과 저력에 대한 해외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런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회복의 낙관적 전망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있다”면서 “1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실질국민소득(GNI)은 줄어 국민의 구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통화 유통 속도도 크게 떨어졌다. 대외적으로도 경기회복 판단은 2분기 실적을 지켜봐야 할 만큼 신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일부 국가의 경우 경기 급락세가 진정되긴 했지만, 아직 미국과 일본은 내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상당수 선진국들도 수출이 급감한 상태”라며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유가와 원자재가 먼저 상승하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위해선 우리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회복되도록 수출기업의 애로요인을 해소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그는 “노동계 현안에 대해서도 현재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순조롭게 해결된다는 담보가 없는 상태”라면서 “위기 극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선 반드시 새로운 노사문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각 부처 합심해서 이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에 앞서 윤 장관은 6월 임시국회 개원이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대단히 안타깝다”고 전한 뒤 “상임위별로 법률안 예비검토 등에 힘써 국회 개원에 대비한 제반 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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