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초등학생을 살해한 이모(48)씨가 공기총으로 피해 초등생 B군(11)을 쏠 당시 B군은 '살려달라'고 절규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5일 광주 북부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30분께 이씨가 B군을 납치한 뒤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저수지로 가던 중 B군이 두려움에 떨며 "살려 달라"고 애원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그동안 ▲교통사고 이후 B군이 중태인 탓에 유기했다 ▲유기 장소가 기억나지 않는다 ▲공기총 살해를 하지 않았다 ▲B군이 살해당시 의식이 없었다고 계속 거짓진술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B군을 승합차 뒷좌석에 싣고 가던 중 B군이 살려달라고 말을 했다"고 최종 자백했다.

이씨가 광주 북구 일곡동에서 11㎞떨어진 고서면 한 저수지 가는 길은 어두운 산길 탓에 B군은 직감적으로 위기를 알아차리고 애원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씨는 저수지에 도착한 뒤 차량 안에서 살려달라 애원하는 B군에게 공기총 6발을 발사해 살해한 뒤 범행 장소에서 20㎞떨어진 담양군 남면 한 계곡 절벽에 B군의 시신을 유기했다.

이씨의 잔혹한 범행으로 B군이 1시간 남짓 극심한 공포에 떨었다는 것이 경찰조사과정에서 추가로 밝혀졌다.

앞서 이씨는 지난 4일 밤 8시30분께 광주 북구 일곡동 모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B군을 들이받은 뒤 울며 뛰어가던 B군을 잡아 차량에 태우고 인근 병원으로 갔다.

이씨는 사고발생 10분 뒤인 이날 밤 8시40분께 B군을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고 밤 시간인 탓에 MRI(자기공명영상법) 촬영을 할 수 없다는 병원 측 답변을 듣고 2분 만에 응급실을 빠져나왔다.

이씨는 병원을 빠져나와 범행을 위해 담양 저수지로 차량을 몰았고 그 중간에 B군을 물리적 폭행 등을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가 병원에 갔다가 왜 갑자기 담양으로 이동하며 범행을 결심하게 됐지는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씨는 경찰에서 "병원에 B군을 그냥 놔두고 나올 것을 순간 잘못 생각해 평생을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말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범행 과정이 모두 드러나 수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모든 범행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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