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17일 "하나카드 뿐만 아니라 신한카드ㆍ삼성카드ㆍ현대카드 등 여러 카드사와 제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만원 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 2009' 행사장에서 "SK텔레콤은 IT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물류, 유통, 금융 등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특히 SK텔레콤이 금융사업을 위해 하나카드와 협상한다는 언론 보도 이후 타 카드사들로부터 여러 가지 제안을 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고객이 어떤 카드를 원하면 SK텔레콤은 그 카드를 모바일에 넣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카드사와의 제휴 방법에 대해서는 지분투자를 언급했다.

그는 "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자회사인 SK텔레콤이 법적으로 하나카드의 최대주주가 될 수는 없지만 피를 섞기 위한 지분투자는 가능하다"며 "단순히 플라스틱 카드를 휴대전화로 옮기는 수준의 제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보다 실질적인 형태의 협력모델을 모색 중임을 시사했다.

정 사장은 이통시장의 정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통ㆍ물류 등 이종산업으로의 진출도 강조했다.

그는 "통신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산업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음성통신 위주의 B2C 사업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T맵을 활용한 유통 매니지먼트 등 B2B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사장은 또한 "금융산업에 대한 조사는 어느 정도 해왔지만 유통ㆍ물류는 부족하다"면서 "임직원들에게 유통ㆍ물류사업 조사를 진행시키는 한편 SK그룹 계열사와의 스터디그룹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글로벌 투자에 대해 "미국 스프린트 투자 검토를 했던 것과 같은 대규모 투자는 안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를 통한 외형적 성장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차이나유니콤 외에 차이나모바일과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미 B2C 측면에서는 중국에 보여줄 게 별로 없는 상황이므로 뭔가 보여줄 것이 생기면 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KT가 애플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아이폰이나 구글폰을 국내시장에 들여오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시장 파이를 키우기 위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IT에만 관심이 있는데 C(Communicationㆍ통신)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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