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못하는 게 없었다. 춤 추고 노래하고 피아노 치고 소리 지르며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작곡 능력까지 겸비한 패션 트렌드 세터 레이디 가가(Lady GaGa·23)가 열정적인 내한 쇼케이스를 열고 300명의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레이디 가가는 17일 오후 9시 서울 청담동 클럽 앤써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30분간 총 5곡의 노래를 불렀다. 옷만 세 벌을 선보이고 섹시한 흑인 댄서 두명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쳐 팬들은 물론 가요관계자, 취재진들로부터 한결같은 호평을 받았다.

첫곡은 '러브 게임(Love Game)'이었다. 2층 대기실에서 도도하게 걸어오며 첫곡을 선보인 그는 연이어 '뷰티풀 더티 리치(Beautiful, Dirty, Rich)'까지 부르며 초반부터 강하게 분위기를 몰아쳤다.

"코리아, X킹 패뷸러스(fucking fabulous·끝내준다!)"라며 비속어까지 섞어가며 격렬하게 무대를 압도한 그는 노란 단발머리와 검은색 섹시한 의상, 선글라스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잠시 대기실로 퇴장한 후 새로 선보인 의상은 꽤 파격적이었다. 그는 담배를 양 가슴에 위치한 브래지어에 꽂은 채 수시로 라이터로 불을 붙여가며 춤추고 노래했다. 세번째 곡은 '파파라치(Paparazzi)'. 건장한 흑인 댄서들이 담배를 피워 물며 연기를 내뿜었고 레이디 가가는 관능적으로 무대 위를 휩쓸고 다녔다. 그는 "담배를 피우진 않지만 담배를 붙인 브래지어는 좋아한다"고 말했다.

4번곡으로는 히트곡 '포커 페이스'의 발라드 버전. 건반을 치면서 노래했고, 클라이막스에 달하자 아예 건반 위에 올라타 발로 연주하는 등 국내에선 쉽게 보기 힘든 광경을 연출했다. 그는 "내 피아노 선생님이 한국인이었다"고 말했다.

연이어 진행된 '포커 페이스(Poker Face)'의 댄스 버전에서는 "내가 원하는 것은 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스타가 되고 보니 팬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정말 사랑한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그는 수시로 "아이 러브 유, 코리아"를 외치며 뜨거운 호응에 감사했다. 노란색에 양 어깨를 강조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나타나 마지막 곡 '저스트 댄스(Just Dance)'를 부르고는 수차례 허리를 푹 숙여 진지하게 인사했다.

이 자리에는 서인영, 애프터스쿨, 에이트 등 가수들이 다수 찾았으며 공연이 끝난 후 하나같이 입을 모아 "대단했다"고 감탄했다. 한 음반관계자는 "실력도 너무나 좋을 뿐더러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포스'가 정말 남다르더라"며 놀라워했다.

한편 이날 쇼케이스에 앞서 신인가수 AJ가 무대에 올라 '댄싱슈즈', '눈물을 닦고'를 불렀으며 쇼케이스 후에는 구준엽이 디제잉 무대를 꾸몄다.

레이디 가가는 2008년 데뷔 앨범 '더 페임(The Fame)'을 발표한 후 데뷔 싱글과 후속 싱글 모두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이한 의상 콘셉트와 훅이 강한 노래는 국내 가수인 손담비, 2NE1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17일 기자회견과 쇼케이스 일정을 소화하고 18일 엠넷 '엠카운트다운' 무대에 선 후 바로 출국한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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