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영화 '해운대'의 주연배우 설경구가 사투리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설경구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해운대'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영화를 찍으며 부산사나이를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다"며 "촬영하며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가장 부러웠다. 사투리를 쓰면 다시 한 번 보게 되고 부러워하고 약올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제균 감독이 부산 사투리를 쓰는 영화 중 가장 완벽하게 사투리를 소화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내가 나 스스로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해운대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게 무척 즐거웠다. 해운대는 바다와 하늘이 너무 맑다. 그런 기운 때문에 즐겁게 촬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이 영화에서 해운대 미포 선착장 상가 번영회 회장으로 연희(하지원 분)를 짝사랑하는 만식 역을 맡았다.

그는 "만식은 연희한테는 모든 걸 다 주는 인물이다. 그래서 극중 엄마와 많이 부딪히기도 한다. 동네에서 라이벌인 동춘(김인권 분)이는 쥐 잡듯 할 정도로 상대에 따라 성격이 많이 바뀐다. 무뚝뚝한 건 나와 닮은 부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또 "부산에서 3개월 촬영했는데 촬영이 없을 때도 영화 속 의상을 입고 김인권과 함께 촬영장에 가서 놀았다"며 "촬영 기간 내내 부산에 상주해 있을 정도로 해운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쉬는 날엔 스태프들을 불러서 백사장에서 체육대회를 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김인권과 술을 많이 마시는데 실제로 그 동네분들이 낮술을 많이 드시더라. 그렇게 해운대를 기웃거리고 다니며 살았다"고 촬영 당시를 회고했다.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이 연출한 '해운대'는 부산 해운대를 덮친 초대형 쓰나미를 배경으로 갑작스런 재난을 당한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등이 출연했고, 컴퓨터 그래픽은 '투모로우' '퍼펙트 스톰' 등에 참여한 한스 울릭이 맡았다.

7월 개봉 예정.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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