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을 국내산 한우로 둔갑시키는 등 농산물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호텔·병원 등이 대거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16~18일 그동안 원산지 단속을 하지 않았거나 위반이 의심되는 전국 호텔 음식점·병원·집단급식소 177개소에 대해 농산물 원산지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원산지를 둔갑시킨 20개소를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한 경우가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산과 국내산을 혼합한 육우를 호주산으로, 호주산을 국내산 한우로, 호주산과 국내산 혼합 육우를 국내산 한우로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돼지고기는 미국산·오스트리아산·프랑스산·칠레산 등을 국내산으로, 쌀은 경북 상주산을 경기 평택산으로 둔갑시켰다.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업소도 5곳이나 됐다.

품질관리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갈비탕으로 조리한 뒤 호주산으로 허위 표시한 서울 강남구 소재 P호텔 등 15개소는 관련자를 형사입건하고 미표시 5개소에는 과태료가 부가할 예정이다.

농관원 관계자는 "적발된 업소의 대부분이 호텔이나 병원에 입점한 음식점이었다"며 "호텔이나 병원 측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관원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호텔 음식점이나 병원 급식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 업소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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