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25일 "인도의 간디가 영국에 비폭력으로 승리했듯이 우리도 때리면 맞고 끌고 가면 갇히더라도 비폭력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한명숙·이해찬 전 총리, 한승헌 전 감사원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6·15 공동선언 9돌 기념행사 준비위원 30여명과 함께한 오찬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투쟁 방법으로 폭력을 선택하면 다수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정당화되지도 않는다"며 "아무리 영국이 인도를 폭력으로 탄압했지만 간디는 결국 비폭력으로 싸워 이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위기 상황에 대해 비판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투표장에 나가서 투표를 하는 것이 결국 이기는 길이고, 어렵고 귀찮다고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지는 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지키는 자의 것으로, 행동하는 양심을 가져야 한다" 며 "요즘 잠들기 전 아내의 손을 잡고 나라에 위기가 닥쳤는데 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 최대한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결국 단일민족으로 최근 이명박 정부가 중도를 하겠다고 하니, 머잖아 남북이 대화를 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이 말씀 중간마다 감정에 북받쳐 목이 메어 울먹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