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할 것"이라며 "우선 은행 창구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조절, 주택가격 급등을 막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에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들어 월평균 3조원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대출 경쟁이 있었던 2006년(월평균 2조9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최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분당, 인천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라며 "과열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위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각 은행들로부터 하반기에 주택담보대출을 얼마나 늘릴 계획인지 받아 분석중"이라며 "주택담보대출과 주택가격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은행 창구를 통해 대출을 조절, 주택가격 급등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는 신중히 접근해야한다"며 "종합적으로 정부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해서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키로 한 것과 관련 "금호그룹은 당장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문제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용기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우건설 매각은 시장 불확실성 해소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금호그룹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긴밀히 협의해 좋은 결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김 원장은 "구조조정 대상은 대부분 과도한 차입을 통한 M&A로 문제가 생긴 기업들이고, 이들은 상황이 어려울때를 대비하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과도한 차입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M&A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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