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유럽산 유아용 카시트와 유모차 가격이 해외 현지보다 최고 3배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의 수입원가는 38만원이지만 국내 시판가격은 무려 150만원에 달했다.

1일 기획재정위 소속의 정양석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유럽산 유아용 카시트 A제품의 가격구조를 살펴본 결과 수입원가는 14만2540원인데 반해 판매가격은 42만7000원으로 유통과정에서 67%(28만4460원)가량의 거품이 끼어있다.

또 시중에서 고가에 팔리고 있는 유럽산 B제품과 S제품의 경우 평균 수입원가는 38만원에 그치지만 국내 시판가격이 무려 113만원에서 149만원으로 3~4배이상의 유통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양석 의원은 "저출산 시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육비 절감이 중요하다"며 "유아용품에 낀 가격 거품은 국내 다른 산업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거품뿐만 아니라 유아용품 가격의 4.1%를 차지하는 안전인증 비용도 문제다. 어린이 안전과 직결되는 유아용품의 경우 제조 및 수입판매업자는 '품질 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인증관으로부터 안전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이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독점하도록 해 인증기관의 복수제 도입을 통한 수수료 인하가 시급하다는 것.

정 의원은 또 유아용품에 대해 적용되는 2중검사제에 대해서도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유아용 카시트, 어린이 놀이기구 등 일부 유아용품에 대해 공장심사와 제품검사 등 2중 검사제가 시행중이며, 수입업자들은 현지공장 출장비와 검사 수수료 등을 고스란히 국내 판매가에 전가하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유럽산 카시트 A제품의 경우 지난해 공장검사와 제품검사를 받는데 소요된 총 비용은 1766만원에 달했지만 공장검사를 생략하고 제품검사만 받는 경우 비용은 160만원으로 10분의 1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정 의원은 "자율안전대상을 확대해 공장검사를 면제받을 경우 시중 판매가격은 약 12.7%가량 낮아질 것"이라며 "유아용품의 유통구조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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