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나 증가 속도는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OECD의 ‘2009 세계의료현황(OECD Health Data 2009)’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은 체코와 같은 GDP 대비 6.8%로, 터키(5.7%), 멕시코(5.9%), 폴란드(6.4%)에 이어 네 번째로 낮았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인 8.9%에 비해 2.1%포인트 낮은 것.



1인당 개인 및 공공 의료비 지출(구매력 지수 기준)도 1688달러로 OECD 평균 2964달러의 60%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연평균 9.2%를 기록, OECD 회원국 평균인 3.7%를 크게 앞질렀다.

이와 관련, OECD는 “한국의 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1990년대에도 OECD 회원국 평균의 두 배를 넘어섰다”면서 “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국민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되는 등 공공 부문에 대한 의료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의료비 지출에 대한 국가 부담률은 우리나라가 2007년 현재 55%로 OECD 평균 73%에 비해선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OECD 회원국 중 국가의 의료비 부담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멕시코와 미국(각각 45%)이었고,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룩셈부르크, 체코, 영국, 일본 등은 8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2007년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79.4세로 1960년에 비해 27년이 늘었고, OECD 평균 79.0세보다도 높았다.

또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7명으로 터키에 이어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았지만, 증가율만큼은 역시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한국의 경우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두 배 이상 늘었고, 의대 신설 및 의대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이 같은 증가세는 수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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