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당시 삼성SDS 주가 적정"
변호인 "시장 신뢰 어려워"
재판부, 다음달 14일 선고 예정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발행해 회사에 손해를 준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3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4부(김창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선 BW가 발행 된 지난 1999년 2~3월 삼성SDS 주가 5만3000~6만원이 적정한 것이었는지를 두고 특검과 변호인 측 주장이 오갔다.

특검은 "당시 주가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기 때문에 의심할 이유가 없고 이재용씨가 냈던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도 서울행정법원이 5만5000원을 삼성SDS 시가로 인정했기 때문에 이를 적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BW 발행 무렵 삼성SDS 주가가 급등했는데도 당시 시가가 적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재판부 지적에 대해선 "1997년과 1998년을 지나며 삼성SDS 영업 실적이 급상승 했고 1999년에 외자 1억 달러 유치 소식이 알려졌다"며 주가 급등에 근거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자 변호인 측은 "1999년엔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시장정보 제공 업체를 직접 운영할 수 있어 얼마든지 (주가)조작이 가능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또 "당시엔 허위 주문이 너무 많아 주식거래가 실명제로 전환되는 등 시장을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BW가 발행 되던 1999년 2~3월 삼성SDS 비상장 주식은 5만3000~6만원에 거래됐다.

만약 이 전 회장 배임액이 50억원 미만이면 공소시효(7년)가 지난게 인정돼 면소 판결이 난다. 반면 50억원을 넘으면 현행법상 공소시효가 10년으로 연장돼 이 전 회장 처벌 가능성이 높아진다. 50억원이 넘는지 여부의 기준이 되는 삼성SDS 주가는 약 1만원이다.

결국 향후 재판에서 특검은 당시 삼성SDS 주가가 적정한 것이었음을, 변호인은 주가가 적정하지 않은 것이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삼성SDS는 BW를 발행하면서 행사가격을 1주당 7150원으로 정했다. 당시 삼일회계법인은 주식평가보고서를 통해 주당 가치를 삼성SDS가 정한 것과 비슷한 7139원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1999년 10월 BW 적정 주가가 1만4536원이라고 밝혔고, 참여연대가 약 한 달 뒤 "만1599원이 삼성SDS BW 주가로 적정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주당 적정가를 9740원으로 정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다음달 14일에 판결 선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17일이며 29일에 결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지난 5월29일 이 전 회장 상고심에서 BW 헐값 발행으로 회사에 손해를 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하급심에 돌려보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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