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연예패트롤] 요즘 가수들, 가수 맞아? 노래에 관심이 없는가수들이 너무 많다. 노래를 부르려고 하기보다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웃고 떠드는 일에 더욱 몰두한다.

노래 부르는 것이 가수의 몫이라면 요즘 가수들은 '가수'라고 할 수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상파 음악전문프로그램에 2번 나가는 것보다는 예능프로그램에 한번 출연하는 것이 훨씬 빨리 자신을 알릴수 있고, 노래도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수들이 컴백을 할때는 지상파 TV 예능프로그램에 더욱 신경쓴다.

실제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은 가수들은 너무나 많다.
컨츄리 꼬꼬 출신의 탁재훈-신정환은 이제 가수라기 보다는 예능인으로 대접받는다. 윤종신이나 김종서 등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훨씬 다양한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쥬얼리의 서인영, 클레지콰이의 알렉스 등도 예능이 만들어낸 스타들이다.

요즘엔 최고의 인기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녀시대가 예능프로그램에서 '따로 또 같이'전략으로 국민그룹이 됐고,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그리고 국민그룹사운드인 부활의 리더 김태원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더욱 큰 인기를 얻었다.

SS501의 김현중이나 티맥스의 김준은 가수지만 모두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 이미지를 드높인 후 최근 음반을 냈다.

신인가수들은 음악전문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보다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기를 더욱 희망한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연예계의 '눈높이 스타' 득세현상과 '소통의 미학'등이 가수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모습들이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
물론 경기 침체와 음반시장의 몰락을 맞은 가수들의 입장에선 행사라도 뛰기위한 고육책이긴 하지만 진정한 가수의 길은 아니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가수들이 예능프로그램에서 낱낱이 까발려진다면 과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수 있을까? 실제로 조용필 서태지 등을 보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고도 오늘날 한국 최고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요즘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지명도와 인지도를 중시 여기는 직업군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퍼스널 브랜드'다.

피터몬토야가 지은 '퍼스널 브랜딩 신드롬'에 따르면 퍼스널 브랜드는 두가지 단계로 구성되는데, 한눈에 알아보는 외적인면과 많은 시간을 통해 분석적이어야하는 내적인면으로 나뉜다. 이때 효과적으로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명확하거나 단순해야 한다.

명확함과 단순함이란 '가수는 노래를, 연기자는 연기를, 또 MC는 사회를'이란 아주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논리가 뒷받침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최근들어 퍼스널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이 '다양함'을 즐겨 활용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어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함은 매우 매혹적인 단어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함정 또한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다양함'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브랜드가 갖고 있는 힘을 축소시킬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관여하다보면 퍼스널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 효과는 서서히 약해진다. 인간의 관심은 레이저 광선과 같아서 한곳에만 초점을 맞추면 그 부분에서만 빛과 열이 발산된다. 한마디로 이것 저것 하다보면 금방 그사람에 대해 식상함을 느낀다.

상품에 '수명주기'가 있듯이 연예인도 '수명주기'가 있다. 이것 저것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면 '신비감'은 없어지고 '식상함'만 남을수 있다.

최근 많은 톱연예인들이 '소통'등을 이유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끝내는 그 같은 모습들이 그들의 발목을 잡는 '족쇄'라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가수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때, 연기자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연기를 할때 가장 아름답고 멋있어 보이는 것이다.

윤종신(왼쪽)과 김종서.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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