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협상 타결로 우리 주식시장은 수출주를 중심으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증시전문가들은 판단했다. 특히 한-EU FTA는 지난 두달간 지속해 온 박스권 장세를 탈출하는 새로운 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타결이 이미 예견된 호재로 모멘텀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하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3일 "아무래도 미국, 중국, EU를 우리나라의 3대 수출시장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수출쪽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며 "수출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새로운 상승 전환점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우리나라가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진 만큼 한-EU FTA로 EU 시장이 개방될 경우 수출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주식시장 또한 수출 기업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자동차주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고 지목했다.

정 센터장은 "자동차의 경우 미국에도 수출을 많이 하지만 유럽쪽 수출비중도 높다"며 "관세가 폐지되고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효과를 생각하면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 현대차 등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글로벌리서치 팀장도 자동차 분야의 수혜를 예상했다.

이 팀장은 "EU와의 FTA협상이 타결되면 미국FTA에도 압박으로 작용, 자동차 부분의 요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럽시장에 대한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와 함께 미국 시장에 대한 간접 영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직접적으로 유럽시장에 대한 비중도 늘어나지만 미국과의 FTA에서 자동차 부분 요건이 완화됐을 때 장기적으로 자동차주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와인, 농산품 등 먹거리에 대한 수입도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이들과 관련된 종목의 피해도 예상된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한-EU FTA는 이미 예전부터 알려져 왔던 재료로 주식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철희 팀장은 "한-EU FTA 타결이 모멘텀으로서 긍정적 효과를 단기간 나타나기에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요소"라고 전했다.

또한 섹터별로 다를 수 있으니 개별업종과 산업에 대한 미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최창호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팀장은 "FTA를 하게되면 수혜업종과 피해업종이 동시에 발생해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기보단 개별 종목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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