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출점하려는 대형 유통업체와 이를 기필코 막으려는 영세한 동네 상인들과의 정면 대결에서 동네 상인들이 선승을 거뒀다. 완벽한 승리는 아니지만 다윗이 골리앗의 기세를 먼저 꺾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홈플러스(회장 이승한)는 당초 내일(21일) 오픈 예정이던 인천 옥련동 소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59호점 출점을 보류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를 상대로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 신청을 낸 인천슈퍼마켓협동조합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소기업청이 20일 '영업 일시정지 권고'라는 강수를 두자 한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측은 오픈을 강행할 시 혹시 일어날 수도 있는 물리적 충돌을 예방하고 지역상인, 관련 단체 등과의 상생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해 출점 일정을 보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세 상인들의 조직적인 거센 반발과 상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여론의 집중포화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기청도 이날 오후 7시30분경 최종 발표할 예정이던 일시정지 권고 결정을 잠시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청 관계자는 "홈플러스측이 먼저 익스프레스 159호점 출점을 보류한다는 사실을 알려왔다"며 "출점이 보류된 상황에서 당장 일시정지 권고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정지 권고란 중기청의 사업조정심의위원회가 정식으로 열려 사업조정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기업형 슈퍼마켓의 영업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지시키는 것이다. 법적 강제력은 없다. 중소기업청이 자율조정을 시도하고 실패하면 사업조정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조정안을 마련하며 이에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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