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호응 낮아 상품 신뢰 등 매출 효과 미미
영세업체 위반사례·단속 인력 부족 등 문제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전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광주지역 유통업계는 체감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소비자들이 외면한다는 이유로 영세업체들은 개체식별번호 관리 등에 소홀한 데다 턱없이 부족한 단속인력 등 문제점이 잇따르면서 제도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광주신세계 이마트 등 지역 대형마트와 중소형 축산물판매점 등에 따르면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지난달 22일부터 시행됐으나 개체식별번호를 이용해 유통과정을 확인하거나 문의하는 모습 등은 거의 볼 수 없다.
　
여기에 제도 시행으로 제품의 신뢰도가 높아져 매출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판매에서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광주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정육 판매 담당자들이 관련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개체식별번호를 확인토록 유도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오히려 귀찮아하는 고객들이 많아 이력제 정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 축산물판매업체들과 영세업체들도 마찬가지여서 점주들은 고객들이 문의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터치스크린 등의 장비를 마련하는 데 난색을 표하는 등 쇠고기 이력제에 대해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휴대전화를 이용해 무선인터넷에 연결해 이력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값비싼 통신요금이 부과되는 부담과 주소비자가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
　
북구 각화동 한 중소마트 내 정육점 관계자는 "대부분 믿고 찾는 단골 손님이다보니 오히려 불편해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다보니 장사하는 입장에서도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아 관리 등에 소홀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농산물품질관리원 전남지부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광주·전남 지역에서 미표시(29건) 및 거짓 표시(17건) 등으로 적발한 위반사례는 모두 46건으로 이들 모두 중소업체 또는 영세업체들로 나타났다.
　
또한 턱없이 부족한 단속인력 등도 문제다.
　
현재 농관원 전남지부의 총 단속 인원은 24명으로 이들이 광주전남 지역 2600여개의 업소를 단속해야 하는 실정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6명의 인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1200여개 업소를 담당하고 있다.
　
농관원 전남지부 관계자는 "이들은 농산물 원산지표시제 단속도 함께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관원은 오는 8월말까지 적발 업체에 대해 현장 지도 등 계도 활동을 갖고 오는 9월부터는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남일보 배동민 기자 gugg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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