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결제기 없다" 현금 요구
공공서비스 불구 주민불편 원성

정화조 청소 업체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 계좌 이체나 추후 방문 결제 등만을 강요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광주 일선 구청에 따르면 분뇨대행업체는 구청과의 대행계약을 통해 구별로 1~2개 업체들이 해당 구역에서 독점적으로 정화조 청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요금은 광주시에서 정한 기본 1만4687원(750리터 기준)에 100리터 초과시마다 1617원을 더 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정화조 업체 대부분이 이동식 신용카드 결제기가 없다는 이유로 신용카드로 요금 결제를 원하는 이들에게 업체 방문 결제나 계좌이체를 유도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청소를 요청하면서 요금 계산방식을 따로 말하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현금으로만 계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용객들은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일부 업체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동식 카드결제기가 대당 40여만원을 호가하는 탓에 업체들은 차량별로 결제기를 구비해 놓지 못한 채 1대를 갖고 이용객들을 추후 방문해야 하는 등 비효율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현금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현금으로 요금을 계산했다는 이용객들의 민원이 해마다 끊이지 않고 구청에 접수돼고 있지만 근본적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최근 모 구청에 정화조 청소업체가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해 회사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요금을 계산해야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지만, 이동식 단말기를 차량별로 구비하기 어렵고 구비해 놓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다는 대답만을 들어야 했다.

국세청에서도 각종 배달업이나 택시 등 서비스 이용 현장에서 요금을 계산하는 업종에 이동식 카드 결제기 구비는 강제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공공서비스 성격이 강한 정화조 청소사업이 주민들의 편의를 너무 고려해주지 않는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정화조 청소를 했다는 김모(44)씨는 “피자나 통닭만 시켜먹어도 카드 결제기를 들고 오는데 현금 계산만을 강요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서비스라 생각한다”며 “더욱이 '주민중심 행정서비스'를 외치는 구청에서조차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일침했다.


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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