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휴대폰 음성통화요금이 다른 국가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음성통화량이 비슷한 미국, 영국, 홍콩 등 주요 15개국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의 음성통화 요금은 지난해 0.1443 달러로 15개국 평균(0.1024 달러)을웃돌며 1위를 차지했다고 29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우리나라 음성통화 요금 수준이 2004년 10위에서 2006년 7위, 2007년 2위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08년 기준 구매력지수(PPP)를 적용해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통화시간(MOU)이 180분 이상인 15개국과 비교한 결과다. 비교 국가는 OECD 회원국 중 호주, 오스트리아,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영국, 미국 12개국과 홍콩, 싱가포르, 이스라엘이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일본, 영국 등 OECD 8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이동통신 가입률이 비슷한 10개국 1위 사업자들 간 분당 음성통화요금을 비교한 결과 SK텔레콤은 3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NTT도코모(1위), 네덜란드의 KPN모바일(2위)에 비해서는 싸지만 2005년 7위, 2006년 6위, 2007년 4위에 이어 2008년 3위로 순위가 점차 상승했다.

소비자원이 OECD 26개국과 홍콩,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 29개국의 음성통화요금을 분석한 데 따르면 지난 4년간 다른 나라의 가입자당 월평균 음성통화요금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우리나라는 증가했다.

국제로밍요금은 10개국 1위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자국으로의 발신요금은 2위로 비싼 반면 체재국에서 당해 체재국으로의 발신요금은 9위로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SMS요금(단가기준)은 10개국 1위 이동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교에 서 우리나라는 10위로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국에는 망내 할인상품이나 일정 건수의 무료 SMS 제공 등 요금인하 효과가 큰 상품이 많아 이를 고려할 경우 외국의 SMS요금은 이번 조사결과 파악된 단가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소비자원은 분석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요금수준의 적정성등 제도개선에 관한 의견을 관련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을 비롯한 KT와 LG텔레콤등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통업계는 우리나라와 각국간 이동통신요금 비교가 획일적인 국제비교가 아닌 각국가별 상황별로 비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소비자원이 인용한 메릴린치의 Global Wireless Matrix 통계자료를 토대로 하면 착신과금방식(RPP)을 채택한 국가는 월평균 통화시간 (MOU)이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고, 발신과금방식(CPP)을 채택한 국가는 분당음성통화요금(RPM)이 커질 수 있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며"획일적 기준의 이통요금 비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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