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행의 주가가 해당지역의 경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경제 규모라는 저량(Stock) 개념뿐 만 아니라 성장률이라는 유량(Flow) 개념도 지역은행의 주가와 주가 상승률이 각각 설명하고 있는 것.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지역은행 4개사의 지난 7월30일 종가 기준 주가와 해당 지역내 총생산(GRDP, 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규모의 상대적 비율에 대한 표준편차(차이)가 2.2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지난 29일 발표한 2007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규모를 보면 대구·경북, 부산·경남, 전북, 제주가 각각 4만185달러, 3만9899달러, 1만7374달러, 1만7265달러를 기록해 상대 비율이 35.03%, 34.78%, 15.14%, 15.05%를 차지했다.

7월30일 종가 기준 각 지역을 영업망으로 하고 있는 대구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의 주가는 각각 1만3700원, 1만1550원, 6700원, 6290원으로 GRDP 상대 비율 산정 방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상대 비율을 산정하면 35.83%, 30.2%, 17.52%, 16.45%를 기록했다. 주가와 1인당 GRDP 규모의 비율이 거의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역은행의 영업 지역내 여수신 시장점유율은 30~40%에 이른다”며 “GRDP와 지역은행 주가의 상관성은 우연의 결과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지역경제의 변화를 파악하는데 지역은행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는 것만큼 좋은 지표가 없다”고 발언했다.

또 이번 통계청 발표에 포함된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의 지역별 연평균 성장률도 대구·경북, 부산·경남, 전북 순으로 나타나 지난 30일 종가 기준 올초 대비 상승률 순위인 대구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과 동일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로 편입돼 있는 제주은행은 제외됐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올초 대비 주가 회복 비율은 95.78%, 전북은행은 17.71%로 지역별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구 애널리스트는 "이처럼 주가 회복속도가 지역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지역 산업 구조의 특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대구·경북 지역은 조선 및 조선기자재 산업, 부산·경남은 자동차부품 산업 등 부가가치가 높고 규모가 큰 산업을 기반으로 한다"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중·소규모 업체들이 몰려있는 전북의 경우 경기 방어력이 부족해 회복속도가 경감된다"고 설명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지역은행들은 지역 밀착형 경영이 가능해 해당 지역 산업 및 기업들에 대한 차별화된 정보 습득이 용이하다"며 "경기변화에 선제적으로 주가가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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