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독일 명차 BMW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독점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보쉬와 함께 설립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합작사 'SB리모티브(SB LiMotive)' BMW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SB리모티브는 내년부터 시제품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일부 공급하고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에 걸쳐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본격 공급하는 등 총 10년간 BMW 전기차 배터리를 책임진다.

이번 프로젝트는 BMW의 첫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 사업 'Mega City Vehicle'의 일환이다. BMW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기존 모델이 아닌 전기자동차 전용 모델을 개발·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의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된다.

전기차 양산모델은 내년 시제품 출시에 이어 오는 2013년부터 본격 양산, 판매된다.

SB리모티브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에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 시스템 전문업체 코바시스를 인수한 것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회사는 코바시스를 통해 BMW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스템의 원활한 공급과 미주지역에서의 신속한 영업·기술 서비스 및 A/S 대응 거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SB리모티브가 배터리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되는 과정에서 삼성SDI의 최고수준 리튬이온 배터리 경쟁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삼성SDI는 지난 해 3월과 9월, 전문 조사기관인 일본의 IIT에서 평가한 2차전지 종합 경쟁력에서 세계 유수의 업체들을 제치고 두 차례 모두 1위에 올랐다. 또 지난 4월에는 미국의 저명한 컨설팅사인 프로스트 & 설리번(Frost & Sullivan)에서 선정하는 리튬이온 2차전지 최고 품질 및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번 선정을 통해 종합경쟁력을 대내외에 인정받게 됐다. 특히 최근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유럽 등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노버트 라이트호퍼(Norbert Reithofer) BMW 회장은 "독일의 자동차관련 경쟁력과 한국의 배터리 사업의 노하우가 결합된 SB리모티브가 우리에게 최고의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이번 선정은 앞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만한 쾌거"라며 "지난해 친환경·에너지 대표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삼성SDI의 첫 결실"이라고 말했다.

프란츠 페렌바흐(Franz Fehrenbach) 보쉬 회장은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BMW, 삼성, 보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전지자동차의 미래를 위해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기자동차 시장은 2009년 약 74만 대 규모에서 2020년 1293만 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도 2009년 1억8000만달러에서 2020년 159억달러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우 SB리모티브 대표는 "2013년까지 5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배터리 시스템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2015년에 시장점유율 30%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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