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 사기를 당했을 경우 피해액은 액면금액이 아니라 할인돼 실제로 수령한 금액을 기준으로 해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45)씨의 상고심에서 "액면금액을 기준으로 피고인의 편취액을 산정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다"며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어음을 할인 받는 경우 액면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할인금으로 받는 것이 통례"라며 "피고인이 취득한 재산상 이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음의 액면금액이 아니라 피고인이 수령한 현금액"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실 수령액 3000여만원이 아닌 어음 액면금액 3400만원 전부를 피고인이 편취했다고 인정했다"면서 "이는 사기죄에서 편취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침대 판매업자인 A씨는 2007년 6월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 부도를 냈고, 피해자인 B씨로 하여금 은행에서 액면금액 3400만원의 어음을 할인받게 한 다음 할인된 금액 3000여만원을 교부 받아 편취한 혐의 둥으로 기소됐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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