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역 맡은 보험연구원은 독립기구화 주장, 위상 강화에 초점
갈등 구조 보험개발원 기능은 대폭 축소...신뢰·공정성 의혹 제기

보험연구원이 손보업계 용역을 받아 마련한 유관기관 개선방안이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 모으고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보험연구원의 ''손해보험 유관기관 역할 재정립 및 경쟁력 강화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의 이익 대변기구인 손보협회와 정작 연구용역을 맡은 보험연구원의 기능은 강화하고 그 동안 보험연구기능을 수행해 온 보험개발원 등은 사실상 기능을 폐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보험연구원이 직접 수행한 용역에서 정작 자신들은 독립기구로 위상을 제고하는 등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의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반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과는 예견된 것이라며, 신뢰성과 공정성 결여 등 논란이 예상되는 한편 보험업계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보험연구원 독립에 초점 '아전인수'...논란확대

보험업계 대표격 유관기관은 생ㆍ손보 양협회, 보험개발원 그리고 화재보험협회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양 협회는 업계 대변기구로,보험개발원은 보험요율 산출 업무를, 화보협회는 방재업무를 주요 업무로 두고 수행하고 있다.

특히 연구용역을 맡은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보험개발원 산하 보험연구소가 연구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승격시킨 기구다.

하지만 애매한 지배구조로 인해 연구원과 개발원은 적지않은 갈등을 빚었고 이에 연구원은 개발원에서 독립시켜 줄 것을 지속적으로 업계에 요구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구용역을 연구기능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연구원이 유관기관 업무개선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아 연구업무 착수 초기부터 잡음도 적지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 3의 공신력 있는 컨설팅기관도 아닌 동일한 보험 유관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긴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보고서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에 대해 얼마나 인정받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원은 자신들의 기관은 금융연구원 등 다른 금융분야 연구원과 동등한 위상을 확보해야 연구의 전문성 및 중립성을 제고할 수 있다며 보험개발원으로부터 독립기구화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전문화 원칙에 부합해 개발원에서 분리하고 독립시 추가 비용도 미미해 효율성 원칙에도 상충되지 않는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보험연구원이 실질적으로 인사, 예산, 조직이 보험개발원에서 분리, 운영돼 있음에도 개발원 산하에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극히 아전인수격 분석을 노골적으로 반영했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결국 연구의 객관성을 상실케했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다.

◇보험개발원 기능은 사실상 폐지(?)

보험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크게 2가지 안을 제시됐다. 1안의 경우 보험정보 집적을 위한 보험정보원 신설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지적에 대해 연구용역의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않다.

즉 이번 연구용역을 준 취지가 기존 유관기관간 업무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을 개선하자는 것인데, 유관기관을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은 연구용역의 목적을 벗어났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연구원과 함께 자동차기술연구소의 독립 기구화에 대한 주장도 펼쳤다.

이 역시 연구소장을 상임임원급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독립시 기관장을 손보사들의 대표가 겸직하라는 주장을 펼쳐 보고서의 신뢰성을 한껏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연구소를 독립시키라는 것은 자율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란 뜻인데 손보사 사장에게 겸직토록 한 것이 독립이냐"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개발원의 고유업무인 요율산출에 대해서도 최근 가격자유화로 참조순보험요율 필요성 역시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손해보험협회와 화보협회 등에 대한 업무 중복 문제 등도 지적됐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보고서 내용이 현실과 다른 점이 일부 있기 때문에 향후 보완작업을 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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