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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위험, 印尼보다 뉴욕이 높다?

최종수정 2009.08.08 13:48 기사입력2009.08.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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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마켓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사상 처음으로 선진국보다 낮아졌다.

신흥국의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투자자 신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과 영국의 재정적자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브릭스 국가의 외환보유액이 3조 달러에 달한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씻어내는 데 일조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터키 국채의 CDS 프리미엄은 200bp를 기록했다. 이는 5년간 1000만 달러를 투자할 때 부도 위험에 대한 연간 헤지 비용이 20만 달러라는 뜻으로, 뉴욕 시의 CDS 프리미엄을 밑도는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의 CDS 프리미엄은 미국 미시간 주의 프리미엄보다 낮은 수준이고, 브라질과 중국 역시 내림세다. 중국의 프리미엄은 3월 초 250bp를 뚫고 오르며 고공행진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하락, 최근 63bp까지 떨어졌다. 11년 전 국가 부도 상황을 맞았던 러시아는 미국 캘리포니아보다 낮은 프리미엄에 CDS가 거래되는 실정이다.

트레스드너 클라인워트의 신용전략가인 드미트리 센초코프는 "불과 1년 전만해도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일"이라며 "신흥국이 주요7개국(G7)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45개 신흥국의 국채 CDS 프리미엄은 5개월 사이 785bp에서 314bp로 하락,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면 이머징마켓 국채 펀드의 자산은 490억 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오거스터스 자산운용의 매니저인 폴 맥나마라는 "신흥국의 부도 위험이 낮아지면서 CDS 프리미엄도 동반 하락했고, 관련 국가의 투자 펀드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이머징마켓이 올해 1.5%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후 내년 4.7%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선진국은 성장률이 올해 3.8%에서 내년 0.6%로 급락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부채는 11조20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79%에 이른다. 은행 구제금융에 3000억 달러를 쏟아부은 미국은 3분기 올해 총 4460억 달러의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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