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ㆍ4분기에 제조업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36년 만에 최고의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여전히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세계경제 더블딥 우려도 완전히 가시지 않아 향후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실질기준 제조업의 전기 대비 성장률(계절조정)은 8.2%를 기록했다. 이는 1973년 4ㆍ4분기의 8.2% 이후 최고치다.

제조업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이미 작년 1ㆍ4분기부터 3ㆍ4분기까지 0.1%에서 1.7%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 4ㆍ4분기에는 금융위기 여파로 -11.9%까지 급락했다. 이어 올 1ㆍ4분기에 -3.4%로 낙폭이 둔화됐으며 2ㆍ4분기에 가파른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은행측은 "수출주도의 우리 제조업은 해외발 충격에 약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이번 이번 금융위기 직 후 급락한 뒤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4ㆍ4분기 전기대비 6.8% 성장한 바 있지만 올해 수준에는 크게 못 미쳤으며 이는 당시 위기가 아시아 일부 국가만에 한정됐었고 선진국 경제상황이 양호해 수출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향후 제조업 성장률이 큰 폭의 반등이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우선 전년 동기대비로 보면 제조업 성장률은 작년 4ㆍ4분기 -9.1%, 올해 1ㆍ4분기에 -13.6%로 바닥을 친 후 2ㆍ4분기에 -7.9%로 다소 낙폭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업종의 전기 대비 2.4분기 성장률 역시 눈에 띄는 상황이 안된다.

전기ㆍ가스ㆍ수도업이 -6.2%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농림어업(-1.5%), 건설업(-1.0%), 부동산 및 임대업(-0.1%)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데다 광업(2.3%), 금융보험업(2.4%), 정보통신업(0.7%), 교육서비스업(0.4%) 등의 성장세도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미국 경제가 더블딥 우려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이 하반기에 큰 폭의 플러스 성장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3ㆍ4분기부터 성장률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증현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아직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장담하기 이르다"고 언급하는 등 경기 본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줄곧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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