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 부근 나훗카지역의 포로수용소 전경.

사할린동포의 북송과 관련된 소련 비밀문서가 정부에 의해 수집, 공개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14일 러시아 연방기록청에 비밀해제를 요청, 러시아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비밀로 분류돼 왔던 ‘소련정부가 일제패망 후에 사할린거주 조선인 2만2000여명을 북한으로 집단 이주시키려는 내용의 비밀문서’ 1256매를 수집했다고 발표했다.

비밀문서엔 소련 내무상 크루글로프가 외무부상 말리크에게 편지를 보내 1947년 사할린거주조선인들을 일시에 북송하면 사할린지역사회에 미칠 경제·사회적 타격 등을 예상, 소련 국가계획위원회 통제아래 단계적으로 옮기려는 안이 담겨있다.

러시아 극동지역 포로수용소에 도착한 일본군들 모습.

문서엔 소련 극동군이 블라디보스톡 부근 나훗카에 설치한 포로수용소 관련기록과 사진도 들어 있다.

1948년 12월 나훗카 포로수용소엔 6176명이 있었다. 이 중 조선국적 포로는 2161명이었으며 장교는 없고 모두 하사관 또는 사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포로수용소 사진엔 소련군이 포로들에게 사회주의사상을 집어넣기 위한 학습, 토론회, 공연활동 등의 모습과 수용소 전경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 사진들은 지금까지 접하기 힘들었던 포로들 일상생활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관련 분야 연구자들에게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록원은 2005년부터 러시아 연방기록청에 비밀해제를 꾸준히 요청, 최근 이 문서들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사상교육의 하나로 이뤄진 공연장면.

또 러시아 국립문서보관소엔 아직도 풀리지 않은 4000여건의 비밀문서가 있음을 확인, 계속 수집을 추진 중이다.

관련학계는 이 기록들을 모두 수집할 경우 △소련의 한반도정책 △포로처리 △해방 전 사할린 동포들의 생활상 △이들의 집단이주 등에 대한 실상을 재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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