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이긴 것 같다"

'야생마' 양용은(37)이 17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GA챔피언십(총상금 750만달러)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역전우승을 거둔 후 이같이 말했다. 양용은은 "2006년 유러피언(EPGA)투어 HSBC챔피언스 때는 우즈와 같은 조가 아니어서 긴장감이 덜했었다"면서 "이번에는 동반플레이를 하면서 이겼으니 진짜 이긴 셈이다. 기쁨도 더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용은은 최종일 상하의는 물론 신발까지 흰색으로 맞춰 눈길을 끌었다. 양용은은 이에 대해 "새벽에 고국 팬들이 열렬히 응원해 줄 것으로 알고 '백의민족'의 후예답게 우즈의 붉은색에 맞서 그렇게 입었다"고 의상 콘셉트를 소개했다.

양용은은 승부처가 된 14번홀(파4) 이글 상황과 관련해 "우즈가 버디 기회를 만들자 나도 바짝 붙인다는 생각으로 52도 웨지로 쳤는데 그게 들어갔다"면서 "우즈가 파5 11번홀에서 두번만에 볼을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았을 때 잠시 마음이 흔들렸을 뿐 그 외에는 큰 고비가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양용은은 이어 "우즈는 그러나 언제든지 버디를 잡을 수 있기에 마지막 18번홀까지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버디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에야 우승했다는 걸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일주일 정도 푹 쉬고 27일부터 이어지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모든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는 양용은은 "10월 중 한국 대회에서 고국 팬들에게 인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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