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주민 10여명, 21일 하의면 찾아 조문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주민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 분향소가 차려진 전남 신안군 하의도를 방문,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한다.

이들은 고향 마을 출신 대통령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터라, 같은 상황에 처한 하의도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하의면 조문을 결정한 것.

봉하마을 소재지인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이병기(54) 이장은 20일 "21일 새벽 2시께 주민 10여명과 함께 김해 봉하마을을 출발해 하의면사무소 2층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21일 오전 7시10분께 목포에서 쾌속선(엔절호)을 타고 하의도로 들어와 9시께 헌화와 분향을 할 계획이다.

이 이장은 "지난 5월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기간 중 전라도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 것에 너무나 감사했다"며 "서울이나 광주로 조문 갈까 했지만 그래도 고향으로 가는 것이 의미가 클 것이라고 생각해 하의도 방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분 대통령께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신 만큼 고향 주민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앞으로도 계속 교류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봉하마을 주민들의 하의도 조문은 '고향 출신 전직 대통령을 잃었다'는 동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두 마을 주민들은 고향 출신 대통령이 나왔다는 점에 대해 자긍심이 대단했다. 그런데 같은 해, 그것도 3개월 시차를 두고 두 대통령이 서거에 이르자, 3개월 먼저 이같은 상황을 경험한 봉하마을 주민들이 하의도를 찾기로 한 것이다.

또 노 전 대통령 조문 기간 중 신안군 의원, 주민 등이 버스 2대를 이용해 봉하마을 찾아 당시 슬픔에 젖어 있던 봉하마을 주민들을 위로한 바 있다.

한편 신안군 하의면 박종원 면장은 "너무 반갑고 환영할 만한 일이고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김현수 기자 cr200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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