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조작된 논문을 해외 학술지에 게재해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 연구비를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기소된 황우석 박사에게 징역 4년이 구형됐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배기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 박사의 논문 조작으로 인해 국내 과학계 및 국가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실추됐다"며 그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이와 관련, 황 박사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검찰의 이번 수사는 사실관계 자체를 왜곡한 것"이라면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의 진술을 근거로 공소사실이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문제가 된 2005년 논문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이 논문 없이 어떻게 검찰 공소사실이 입증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상용화 가능성을 속였다는 검찰 주장은 논문을 읽어보지도 않고 공소사실을 구성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박사가 연구비를 편취해 이를 유용했다는 검찰 주장에 관해선 "황 박사가 받은 연구비는 '횡령'의 조건인 '재물의 타인성'이 없어 수탁자가 포괄적 연구비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험용 난자를 불법 수수해 생명윤리기본법을 위반했다는 공소사실에 관해서도 "생명윤리법은 당시 처음 시행된 것이라서 (황 박사가)전문가 자문을 받았으므로 위법성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황 박사는 2004~2005년 사이언스지에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조작된 논문을 게재한 뒤 이를 근거로 농협중앙회와 SK그룹 등으로부터 연구비 20억원을 지원받고 이를 연구 외 목적으로 유용하는 한편 생명윤리법을 위배해 실험용 난자를 매매한 혐의 등으로 2006년 5월 기소됐다.

함께 기소된 이병천 박사와 강성근 박사에게는 징역 1년 6월이, 윤현수 박사에게는 징역 1년이 각각 구형됐다. 이밖에 김선종 박사는 징역 3년을, 장상식 박사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 받았다.

한편, 2006년 6월 시작돼 3년여에 걸쳐 이어진 이번 공판은 현재까지 모두 43차례 속개됐다. 검찰 수사기록은 2만여쪽에 달하고 채택된 증거물 수만 780여 건이다. 공판에 투입된 변호인 수는 모두 23명이며 법정에 출석한 증인 수는 60명이다.

공판이 진행되는 사이 재판부가 2번 교체됐고, 공판이 열리는 날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황 박사 지지자들이 법정을 가득 메우는 모습이 연출 됐으며 24일 결심 공판 때도 300여명의 방청객이 법정을 찾았다.

한편 황 전 교수에 대한 선고공판은 10월 19일 선고공판에서 유무죄가 가려질 예정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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