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올랐지만 추가적인 단기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CD금리가 지나치게 억눌렸던 측면이 해소되면서 이미 은행채 금리를 상회하기 시작한 만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는 상승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은행과 금융계 등에 따르면 CD금리는 지난 4월 15일 연 2.41%를 기록한 이 후 이 달 5일까지 4개월간이나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6일 0.01%포인트 오른 것을 시작으로 13일에는 2.45%로 뛰어 오른 이 후 상승추세를 유지하며 28일에는 2.57%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작년에 판매한 고금리 정기예적금 판매의 만기가 돌아오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의 금리 경쟁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발행금리가 낮은 CD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것이 금리상승의 주요 배경이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6일 하루 동안에만 연 2.5∼2.7% 수준의 금리로 총 4600억원 규모의 CD를 발행한 바 있다.
　
특히 그동안 정부의 묵언의 압력에 따라 CD발행을 자제하면서 CD금리가 은행채 금리보다 낮은 비정상적 구조가 정상화에 들어서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지난 28일을 기준으로 CD금리(연 2.57%)는 은행채 3개월물 금리인 2.53%를 넘어섰다.
　
따라서 CD금리 상승세가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장기금리가 올랐고 최근 벌어졌던 장기금리와 CD금리의 차이자 조금씩 좁혀지는 등의 정상화 과정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상급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는 과거 CD금리가 은행채금리보다 0.05∼0.1%포인트 높게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전까지 향후 추가 상승폭을 0.05%포인트 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파트장도 "최근 CD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은행들이 작년 하반기에 유치한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라며 "정책금리가 유지되면 그 기간 중에는 2.6∼2.7%까지 금리가 오르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이후 은행채 금리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CD금리 역시 상승한 것"이라며 "정책금리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변화는 있겠지만 단기에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현재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시기와 폭만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금융통화위원들의 고민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아니라 시점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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