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가 나와야 성과급을 주는데 회사의 경영상황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노조가 일방통행식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금호타이어 노무담당)

"8시간 일하고 10시간 임금을 달라는 것은 일은 덜하고 돈은 더 받겠다는 것이다. 이를 회사에서 어떻게 들어줄 수 있겠는가."(기아차 관계자)

기아차나 금호타이어의 올 임금교섭 과정에서 사측의 원칙적인 대응이 눈에 띈다. 불합리한 요구인줄 알면서도 매번 노조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던 과거와 달리 원칙에서 빗겨난 요구에는 철저하게 정면돌파하고 있다.

지난 5월 임금교섭을 시작한 금호타이어의 경우 노조는 임금인상,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경영실적을 근거로 임금동결, 수당지급 보류로 맞섰다. 원칙에서 밀린 노조는 결국 사측 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수정안을 제출했다.

쟁의기간 임금손실에 대해서도 사측은 철저하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기아차 노사의 최대쟁점인 주간연속2교대제와 완전 월급제 도입 문제를 놓고 회사측은 노조의 행태를 '지금보다 일은 덜하고 임금은 똑같이 받겠다'는 무원칙한 주장으로 일축하며 절대 들어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일정정도의 피해는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기업 노조의 잘못된 관행은 이번 기회에 바로잡겠다는 정서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그동안 잘못된 노사관행은 이번 기회에 과감히 타파하고 건전한 노사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칙을 외면한 대기업 노조의 파업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쌍용차 사태를 겪으면서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이 얼마나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시켰는지를 인식한 여론도 크게 작용했다.

때문에 노조의 의식개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대기업 노사의 건전한 상생관계는 기대하기 힘들다.

시장의 원칙을 존중하고 이에 따르는 쟁의행위는 명분을 찾을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투쟁위주의 노동운동은 설자리가 없다는 것을 노조가 먼저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지금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위기타개는 회사의 노력에 노조가 맞장구를 쳐야 가능하다"며 노사상생을 위한 노조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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