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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신호에도 불안한 건 '왜?'

최종수정 2009.09.01 14:15 기사입력2009.09.0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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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뉴스


세계 각국이 호전된 경제지표를 내놓으며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가 서서히 풀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같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감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과 유럽 국가들의 신용 위기 우려가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경제 회복의 불씨를 당긴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국영은행의 대출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선방했다. 현재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으로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조사업체인 드라고노믹스의 아서 크뢰버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적절한 대처가 글로벌 증시 폭락을 피해 경제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줬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해 온 미국과 일본도 불황의 충격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미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뉴욕 증시는 상승 무드를 타고 있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붕괴된 주택시장도 점차 되살아나는 추세다. 수출 주도의 경제모델을 지닌 일본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증가세를 발판으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6.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 국가들의 회복세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독일이 유럽 경제 회복의 선두주자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의 유동성 공급과 중고차 보상제 실시가 약발을 발휘하면서 독일은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서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근래 나타난 경제지표만 가지고서 경기 회복에 대해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게 신중론자들의 입장이다.

우선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중국의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 이후 갑작스럽게 고꾸라졌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8월 한 달에만 무려 20% 이상 밀렸다. 유동성 과잉에 따른 우려와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한 논란 등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 역시 부정적인 변수가 존재한다. 미 정부가 자동차업계를 살리기 위해 실시한 중고차 보상프로그램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자동차 판매를 크게 늘렸지만 이는 일시적인 측면이 강한 게 사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비자 지출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일본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실업률과 소비 부진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악성 대출 문제로 지방은행들의 연쇄 파산이 예고되는 등 미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노출되고 있는데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 내에서도 은행권의 부실 문제가 부각되며 2차 금융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금융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국이 실시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이 종료되는 내년 이후, 경기 회복을 이끌 마땅한 모멘텀이 없다는 점은 세계 경제가 또 다시 위축될 수 있는 잠재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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