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 기후로 인한 가뭄으로 설탕가격이 크게 뛰어오른데 이어 차(茶)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주요 차 생산국의 차 생산량 감소로 찻값이 내년에 10~15% 오를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와 스리랑카, 케냐의 올 상반기 차 생산량은 전년동기에 비해 10.5% 줄어들었다. 인도의 대표적 차 생산기업인 맥러드 러셀(Mcleod Russel)은 세 지역의 심각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맥러드 러셀은 글로벌 경기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차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 반면 공급은 감소하면서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차 거래가의 기준이 되는 케냐 몸바사 경매소에서 최고 등급 상품의 가격은 지난주 kg당 3.97달러로 올 1월에 비해 36%나 치솟았다. 2005년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몸바사의 차 생산기업인 글로벌 티 앤 코모더티의 관계자 나비드 아리프는 “가뭄의 영향으로 찻값이 4달러까지 올랐다”며 “앞으로 4.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맥러드 러셀의 최고회계담당자(CFO) 카말 베헤티는 “차 가격은 내년 10~15% 가량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인도의 차 생산량이 회복되면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가격이 꺾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차 생산 업계에서는 몬순기후로 인해 내년에도 인도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우려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동부지역에 10월부터 많은 비가 예상되면서 다소 수급의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베헤티는 “올해 생산량이 부족해 재고가 줄었기 때문에 아프리카 동부지역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도 내년도 차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망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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