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5일 오후 열린 17회 이천춘사대상영화제가 진행미숙과 엉터리 방송 편성, 공동수상 남발 등으로 오점을 남겼다.

17회 춘사대상영화제의 5일간 일정을 마무리하는 이날 시상식은 오후 7시 경기도 이천시 설봉공원 도자기엑스포 야외특설 공연장에서 김성주, 고은아의 사회로 열렸다.

한국영화인 총연합회 신우철 회장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시상식 행사는 조병돈 이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신영균 신영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의 축사로 이어진 뒤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정인엽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의 인사로 끝을 맺었다.

30분간 이어진 이날 축사는 2시간여의 전체 시상식에서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해 2부 시상식에서는 시간 부족으로 다급하게 진행하는 미숙함을 보였다.

또한 이날 시상식을 생방송으로 중계한 케이블 채널 YTN은 광고와 정규뉴스를 중간에 편성해 방송의 흐름을 깼다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광고와 정규뉴스 방송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1부 시상식에서 남녀조연상과 각본상, 촬영상 등의 시상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지나치게 긴 축사로 인해 당초 예정된 시상식 진행 시간이 초과되자 YTN 측은 2부 시상식을 도중에 마치고 정규 방송을 내보냈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작품상과 남녀주연상 수상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시상식 자체의 의미를 없애버리는 엉터리 편성"이라고 비난했다.

시상식 자체도 공동수상을 남발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남녀조연상과 신인남우상 등 총 3개 부문에서 두 배우에게 트로피를 안겼고, 심지어 '국가대표' 출연진에게는 공동연기상을 신설해 수여했다.

또한 올해 영화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독립 다큐멘터리 '워낭소리'와 봉준호 감독의 '마더', 흥행작 '해운대' '7급 공무원' 등이 본선 진출작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비판을 받았다.

한편 경기도 이천시와 한국영화감독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천춘사대상영화제는 영화 '아리랑'으로 유명한 춘사 나운규 감독의 영화사적 의미를 기리는 취지로 1990년 시작됐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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