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과 영국 등 현재 최고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국들의 국가 신용등급을 당분간 하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고등급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던 국가들이 한숨 돌리게 됐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융 위기 여파로 이들 국가가 심각한 타격을 입긴 했으나 현재 '트리플 A(AAA)'인 이들 국가의 최고 신용등급을 당분간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 이외에 ‘트리플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에 대해 무디스는 "금융위기 여파로 예상보다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저항력이 있다’고 진단했다"는 반면 스페인에 대해서는 "최고등급 가운데서 가장 하위이지만 안전권은 확보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는 금융 위기 여파에 따른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침체에 맞서기 위해 2조 달러가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 국가 신용도 유지에도 주력해왔다.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리스크 부문 책임자인 피에르 카일토는 “경제 대국들도 '트리플 A' 등급을 잃을 수 있다”며 “특히 미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재정정책에 혹독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에 대해서는 "재정적자는 확대하고 있지만 모든 정당이 재정지출 삭감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국가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전 세계 경제의 중심적 위치, 높은 1인당 국민소득 등으로 지지돼 현재 '트리플A'가 안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같은 달 또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과도한 국가 부채를 이유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