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가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주한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오찬 간담회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며 “현재 노동시장 유연성과 관련해 시장에 ‘해고의 자유’만 강조되고 있는 게 문제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 EU상공회의소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재도약을 위한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 "외국인 투자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돕고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다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들이 투자하는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 확대를 거듭 주문한 윤 장관은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제한 기간 연장과 파견 근로자 허용업종 범위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해고 근로자들의 직장 간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들에게 실업급여를 충실히 지원하는 사회안전망 확보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그동안 노동문제가 상당기간 지속됐지만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다. 노동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노동시장 유연성도 빨리 제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한국 정부는 이미 부품.소재 전용 외국인 투자지역의 부지 임대료를 전액 감면한데 이어,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소개하면서 “한국 정부는 외국인들의 교육.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더 많은 외국인 학교를 짓고 의료 분야 통역사를 양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도록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높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윤 장관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EU는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이고, 지난해 상호 교역 규모가 1000억달러에 이르는 등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한-EU FTA 협상 타결은 양자 간 경제관계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 뒤 “한국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FTA가) 발효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육성하려는 비전과 꿈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으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이득에 대해선 “자통법은 궁극적으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것으로, 업종 상호간의 국제경쟁력을 촉진해 다양한 신종 상품이 개발되는 등 성장동력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밖에 윤 장관은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과 ▲구조개혁의 지속적인 추진 ▲투자 활성화 노력 ▲적극적인 대외 개방 ▲저탄소 녹색성장 등 경제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우리 정부의 주요 정책방향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했으며, EU 국가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재차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엔 장 마리 위르티제 EUCCK 회장 겸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장 자크 그로하 EUCCK 소장, 브라이언 맥도널드 주한 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 등 유럽의 주요 주한 외교사절과 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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