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때 1kg에 80만원 선까지 치솟았던 자연산 송이버섯 가격이 올해는 40% 가까이 떨어졌다.

자연산 송이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 가을을 대표하는 고급 식재료로 꼽히지만, 인공재배가 불가능해 직접 산에서 채취해야 하고 수확철이 8~10월 사이로 제한돼 있어 희소성이 높다.

13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자연송이가 본격적으로 출하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채취량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작년에는 여름 가뭄으로 자연송이 채취량이 급격히 줄면서 가격이 1kg에 80만원 선까지 높아졌던 반면, 올해는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렸고 9월 들어 일교차도 커지면서 채취량이 예년보다 50% 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격도 지난해보다 30∼40% 가량 하락한 45만∼50만원(1kg 기준)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달 말부터는 이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연송이가 풍년이 들면서 현대백화점은 처음으로 자연송이 벌크 판매를 시작했다.

자연송이는 희소성과 가격이 높아 추석 이전에는 선물용으로만 판매해 왔고 선물 수요가 없어지는 추석 이후에나 벌크 판매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가격이 저렴해진 만큼 찌개나 구이 등 요리용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목동점에서 자연송이를 낱개로 판매해온데 이어 16일부터 수도권 지역 전 점포로 판매를 확대한다. 가격은 100g당 5만원 안팎, 송이당 가격은 3만∼4만원대.

김성중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농산물 바이어는 "올해는 여름부터 자연송이가 채취가 시작되면서 어느 해보다 작황이 좋았다"며 "선물용이 아니더라도 고객들이 맛볼 수 있도록 낱개 판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