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13일 원로·지식인 1200여명이 세종시 건설의 전면 수정을 요구한데 대해 "원로·지식인이라는 이름이 부끄럽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사회의 원로·지식인이란 분들이 (정부 여당의) 이같은 정치행태를 나무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부추기고 있으니 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세종시 전면 수정을 요구하면서 내세운 '나라를 망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러면 충청권은 나라를 망치는 '망국노'(亡國奴)란 말이냐"며 반박했다.

그는 "충청권에게 야야가 만장일치로 약속했던 세종시 마저 그 내용을 뜯어 고쳐 본질을 훼손하려고 하는 것이 충청인들의 마음을 얼마나 상하게 만드는지, 아주 작은 국민의 아음도 헤아리지 못한 채 '나라 망친다'고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원로·지식인이라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원로·지식인들의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세종시 건설이 충청권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정부가 전국을 10개 지역별로 나눠 혁신도시개발과 이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세종시가 건설될 충남과 대전은 완전히 제외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타 지역의 자본과 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대단한 허풍이고 과장"이라며 "성명서에서 통근하는 공무원이 많아 인구감소효과는 훨씬 떨어질 것이라고 깎아내리고 있는데, 바로 이런 말이 '수청권' 운운하는 주장과 모순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행정기관 분산으로 인한 비효율성 우려에 대해선 "서울에서 세종시까지 걸리는 시간인 1시간30분 정도"라며 "분초를 다투는 국가안보위기에 대응해야 할 군의 주요핵심기구는 충남 계룡대에 있는데, 이런 지리적 위치 때문에 국가안보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말은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 원안추진의 주장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 부치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마치 국가를 망치는 일을 지역이익만을 위해 고집하는 것처럼 깎아내리는 이른바 원로·지식인들의 성명서를 보면서 분노가 치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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