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이 한국오픈 최종일 7번홀에서 티 샷을 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제공

배상문(23)이 또 '내셔널타이틀'을 지켜냈다.

배상문은 13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ㆍ7066야드)에서 끝난 제52회 코오롱ㆍ하나은행 한국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여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기어코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배상문의 막판 스퍼트에 밀려 전날 공동선두 김대섭(28ㆍ삼화저축은행)은 2위(9언더파 275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3위(6언더파 276타)에 자리잡았다.

배상문의 시즌 2승째이자, 통산 6승째. 1991년 스콧 호크(미국)의 대회 2연패 이후 18년만의 타이틀방어다. 배상문에게는 특히 이번 대회 우승상금 3억원을 보태 국내 최초로 시즌 상금 5억원대 고지(5억605만원)를 돌파하면서 '상금랭킹 1위'에 복귀해 이변이 없는한 상금왕 2연패까지 결정지었다는 점이 자랑스럽게 됐다. 배상문은 지난해에도 이 대회 우승을 토대로 '상금왕'에 등극했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도 만천하에 과시했다. 2007년 SK텔레콤오픈을 기점으로 지난해 한국오픈, 올해 매경오픈과 한국오픈 2연패 등 6승 가운데 4승을 '빅매치'에서 수확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더욱이 앤서니 김(24ㆍ한국명 김하진)과 이안 폴터(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물리쳤고, 이번에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이시카와 료(일본), 대니 리(19ㆍ한국명 이진명ㆍ캘러웨이) 등 '차세대 골프황제'들을 제압했다.

배상문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김대섭, 매킬로이 등과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배상문의 우승동력은 단연 11~ 13번홀의 '3연속버디'가 됐다. 배상문은 여기서 '신기의 퍼팅'을 앞세워 순식간에 3타 차 선두로 치솟았고, 이후에는 스코어를 지키는 깔끔한 경기를 더했다.

김대섭은 14번홀(파4) 버디로 2타 차로 간격을 좁히며 막판 추격전을 펼쳤지만 17번홀(파4) 보기로 더 이상은 역부족이었다. 김대섭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세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꽂아넣어 이글을 포획하며 배상문을 1타 차로 압박하기도 했다.

배상문은 그러나 세번째 샷을 안전하게 홀 6m 거리에 떨어뜨린 뒤 '2퍼트 파'로 마침내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초청 3총사'는 한편 이시카와 료가 2타를 까먹어 공동 15위(이븐파 284타), 대니 리는 3오버파로 공동 29위(3오버파 287타)에 그쳤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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