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용감한 리포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적자기업에 대한 '매수' 추천 리포트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예전 같으면 외면했던 테마주에 대한 장밋빛 리포트까지 나올 정도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네오엠텔에 대해 목표가 8800원을 제시하며 신규 '매수' 추천했다. 하반기 흑자전환이 예상되는데다 내년 이후에는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맥투자증권은 네오엠텔이 올해 28억원, 내년 79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네오엠텔은 47억원 적자였다. 특히 이달 초 내놓은 모바일 선물쿠폰 서비스가 '대박'을 낼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대신증권은 2차전지 테마주 파워로직스 목표주가를 1만7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렸다. 중대형 2차전지시장을 대비한 준비된 BMS업체로 전기차 시장 확대의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에서다.

올해 분 2차전지 열풍에 1만6000원대까지 올랐지만 파워로직스는 지난해 10월말 저점은 1200원대에 불과했다. 2007년 161억원, 2008년 378억원이나 되는 적자가 주가의 발목을 잡은 상태였다.

증권사들의 공격적 리포트에 주가도 바로 화답했다. 13일 2700원으로 마감됐던 네오엠텔은 3배가 넘는 목표가 제시에 14일 바로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파워로직스도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에도 한 단계 오른 목표가에 상한가인 1만6100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32억원의 적자를 낸 다날도 증권사들의 강력 '매수' 추천 덕을 본 경우다. 연초 1450원까지 밀렸던 다날은 4월말 유화증권의 목표가 5400원 제시에 급등을 시작했다. 다날은 8월초 2만3000원까지 올랐다 조정을 받으며 최근 1만50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화증권은 현재 다날 목표가를 2만3000원으로 제시 중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장래가 유망하더라도 적자기업에 대한 '매수' 리포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리포트를 내더라도 투자의견을 나타내지 않은(Not Rate) 탐방 메모 형식이었다. 목표가 산정을 향후 1~2년 예상이익을 근거로 산출하지만 적자상태의 기업에 대해선 리스크를 직접 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을 안고 공격적 리포트가 나온데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장이 좋아진데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성환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까지 기관세일즈가 대부분이었는데 올들어 키움, 대우, 동양 등에서 개인투자 비율이 많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시장까지 좋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주에 대한 종목발굴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터 내에 스몰캡(중소형종목)팀을 늘리고 있는 것도 공격적 리포트 등장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투자전략팀 등에 1~2명씩 있던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몇년전부터 독립된 팀으로 승격될 만큼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중소형주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경쟁적으로 종목발굴을 하게되고, 보다 공격적인 리포트가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공격적 리포트의 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턴 어라운드 초기의 종목을 제대로 발굴한다면 몇배씩 상승하는 이른바 '대박'을 노릴 수도 있지만 예상보다 회사의 이익이 나오지 않을 경우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가능성만 보고 배팅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일"이라며 "더구나 투자자들의 투자지표가 되는 리포트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는 "장밋빛 전망이 난무하는 이런 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며 "보다 냉정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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