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리먼 브러더스 파산 1년을 맞은 시점에 미국 경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금융시장의 위기는 아직 진정되지 않았으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또 다른 위기를 불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책당국이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루비니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채 지출을 늘리지 않고 있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실도 심화되고 있어 미국 경제는 위기에 다시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가 '더블딥'에 직면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U자형 회복'이 최선의 상황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루비니는 "채권 및 주식시장, 신용시장 등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갈 수천 가지의 위험이 여전히 잠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산은행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며 "1000여개의 금융기관이 파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뿐만 아니라 주거용 부동산 가격도 하락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내년 주택가격은 12% 추가 하락할 것"이며 "주택소유자 절반이 모기지 대출금이 주택가격을 넘어서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공급에 비해 수요가 크게 부족해지면서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1년 동안 신규주택건설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과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그는 "리먼 파산이 금융위기의 전조였을 뿐 위기의 원인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리먼의 부실이 터져나왔을 당시 많은 이들이 리먼을 파산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루비니는 그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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