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0월 재보선 경남 양산 공천 결과를 둘러싸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희태 전 대표를 공천하고 심기일전에 나설 태세지만, 공천과정에 불복한 김양수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의 단일후보로 예상되는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과 일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에서는 김 전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한나라당 복당 가능성을 일축하고, 김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을 통해 출마 보류 설득작업을 하는 등 강온병행 전략을 쓰고 있지만 김 전의원의 무소속 출마 결심은 확고부동해 보인다.

김 전 의원은 17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죽기를 각오로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까지 가나 안가나 말들이 있지만 민심은 천심으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며 "한나라당은 보은과 온정주의로 스스로 이율배반식 공천을 하고 있다. 말만 공천이지 사천"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당의 복당 불가에 대해서도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을 잘못해 많은 분들이 눈물의 탈당을 했지만 다 복당했다"며 "참 유치한 생각이고 궁색한 변명이다. 복당 불가의 말을 믿을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당의 공심위원장인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공천을 하면 후유증은 늘상 있다. 당황스럽고 억울한 김양수 후보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여론조사 판별분석을 통해 박희태 전 대표의 경쟁력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공심위에는 친이, 친박 의원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도 두분이 위촉돼 있지만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장 사무총장은 "화나고 서운하겠지만 김 후보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당에 공천을 신청할 때는 어떤 결과건 승복하는 것 아니냐"며 "당도 김 전 의원에게 마음의 빚을 지는 것으로 박희태 전 대표가 영원히 정치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 긴 안목으로 봐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18대 국회 후보자 공천 당시 당에서 공천 탈락시켰을 때 그 당시 사무총장도 이번 한번만 참아 달라. 다음엔 공천을 주겠다고 했다" 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왜 하느냐"고 일축했다.

이미 박희태 전 대표는 "반드시 당의 결속과 대화합을 이뤄내 선거에서 승리하겠다,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을 모두 껴안고 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한나라당의 양산공천 후유증은 남은 재보선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10월 재보선 판짜기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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