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을 통해 고가의 물품을 수입하면서 가격을 낮춰 신고해 탈세하는 사례가 많아 세관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공항세관(세관장 이대복)은 일정 가격 이하의 물건을 수입할 경우 서류없이 물품 목록 또는 신고서만 제출하면 신속히 통과시켜주는 '수입물품 신속 통관 제도'를 악용해 탈세하는 사례가 많다는 판단하에 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고 17일 밝혔다.

이와 관련 인천공항세관은 현재 저가의 물품에 대한 신속 통관을 위해 이같은 제도를 시행 중이다.

2000달러 이하의 물건을 수입할 때는 가격 및 물품 목록을 적은 신고서만 제출하면 검토후 통과시킨다.

600달러 이하의 경우엔 아예 신고서도 없이 물품 목록만 제출하면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제도를 악용해 탈세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값비싼 악기나 와인 등을 수입하면서 2000달러 이하로 가격을 속여서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세관은 이를 막기 위해 '주요 저가신고 우려 품목'을 선정해 밀착 감시하는 한편 관련 가격자료 데이터 베이스(D/B)를 구축해 통관 심사에 활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를 위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의 통관실적을 분석해 상품별 신고가격 편차가 크고 규격화가 가능한 악기, 와인, 스포츠 용품, 유모차, 음향증폭기, 시계, 자전거, 조제식료품 등 8개 품목을 '주요 저가신고 우려 품목'으로 선정했다.

이 중 와인(231종), 스포츠 용품(94종), 유모차(3종) 3개 품목은 데이터 베이스(D/B) 구축을 완료해 수입통관 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음향증폭기, 시계 등 나머지 품목은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고의적인 탈세를 위해 저가로 신고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신품 섹소폰을 실제 가격의 1/10 이하의 중고품으로 신고하거나, 6000유로 상당의 고가 와인에 50유로짜리 라벨을 부착해 통관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자료 데이터 베이스(D/B)를 주기적으로 관리ㆍ공유하여 '풍선효과'를 적극 차단할 것"이라며 "고의적인 저가신고 업체는 관련 법령에 따라 조사후 처벌하는 등 불법통관 기도에 대하여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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